[칼럼]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논쟁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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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논쟁 다시 보기

김종진 0 3,320 2021.05.21 20:23

* 이 글은 경향신문 <세상읽기>의 필자 칼럼(2021.5.21.)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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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되풀이되는 최저임금 논쟁 다시 보기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매년 그렇듯 또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되었다. 논의 초기인데 벌써부터 경영계는 두 차례 보도자료와 기사를 발표했다. 당연히 노동계의 반박 자료도 볼 수 있다. 최저임금 논의 때마다 경영계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두 배나 되는 자영업자 비율(26.1%)이나 대기업 시장 지배력이 더 큰 요인으로 봐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고용과 소득 효과성 논쟁은 세계적으로도 치열한 주제다. 최저임금이 저임금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나 우리 법률에서는 제도 취지가 저임금 해소에 일정하게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헌법32조 제1항에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894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경제정책, 사회정책, 산업정책 차원에서 각기 도입 필요성이 있다. 현 정부 초기 2년간 최저임금은 평균 13.35% 인상되었고, 4815000명이 도움 받았다. 가파른 인상 논란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년은 가장 낮은 인상률(20202.9%, 20211.5%)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 시기 최저임금 미만자가 15.6%(319만명)나 되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은 어떤 역할을 할까. 매년 반복되는 다툼의 논쟁에서 다른 시각으로 보면 해법도 다를 수 있다. 노동자들은 임금·소득 불평등 완화 효과를 강조하고, 기업은 고용 감소와 자영·소상공인 피해를 강조한다. 이와 같은 평행선은 노사 간 서로 다른 위치에 서있기에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대한민국 정부의 16개 법령과 자치법규에 적용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40여개 정책의 예산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124곳의 지방정부 생활임금과 유급병가나 비정규직 휴가비 지원에 영향을 준다.

 

최저임금은 노동자 실직 및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상황에서 소득 상실과 재취업 등을 위해 필요한 실업급여출산육아급여’ ‘산재보상급여책정의 주요 기준 금액이다. 특히 최저임금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실업급여는 2020170만명이 적용받았다. 더불어 관련 법률에 따라 국가 구성원 피해 보상이나 유공자 포상에도 기준 임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밖에도 최저임금은 사회보장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조세특례제한법,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 정부 예산 책정의 기준 금액이다. 또 고용정책 미준수나 장애인 의무고용 위반 과태료는 물론 각종 일자리 예산 사업의 책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렇기에 다소 힘들더라도 최저임금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 모두의 임금, 즉 사회적 임금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수준으로서 임금혹은 기본적인 욕구를 포함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임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안들이 함께 논의되면 좋겠다. 산업화 초기 저임금에 매력을 느낀 사용자들이 여성과 아동을 12시간 이상 일을 시켜도 괜찮을 때가 있었다.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은 그 시작의 끝이 없는 듯하다.

 

인터넷 포털 구글에 최저임금을 영문으로 검색하니 127000만개나 실시간 확인된다. 그만큼 최저임금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편적 임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저임금은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1)이라는 제도 취지에 맞게 논의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에 어떤 임금인가?”의 근본적인 물음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이 가격으로 시장에 맡겨진 임금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실현이 가능한 임금이어야 한다. 인간의 삶이 가능한 수준의 임금, 바로 최저임금의 목표 아닐까.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210300085&code=990100#csidxad1bc61eb21d690a2bc6268867f6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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