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미국 자동차 산업 노사관계와 2007년 단체교섭

노동사회

전환기의 미국 자동차 산업 노사관계와 2007년 단체교섭

편집국 0 5,730 2013.05.29 09:23

 

soonwon_05.jpgI. 서론

최근 미국 자동차 산업의 ‘3대 브랜드(Big-3)’ 즉, 지엠(GM), 포드(Ford), 다임러-크라이슬러(Daimler-chrysler)의 시장 내 지위가 특히 북미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입자동차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따른 경쟁 격화로 미국 내 신차 시장의 수입승용차 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했으며, 이러한 외부 압력에 더해 유가상승 및 경기침체로 차량 판매가 감소되었다.

아울러 시장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중요 요인은 외국기업의 미국 내 현지공장 건설 및 합작투자 공장의 설립이었다. 현지공장 건설을 통해 외국 기업들은 생산비용 절감 및 관세회피 등의 가시적 경제효과 이외에도, 미국 소비자들의 기호 및 소비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권순원, 2007).

그 결과 2000년대 들어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북미시장 판매는 만성적 부진의 상태에 빠져있었다. 2005년과 2006년 2년간 GM의 적자는 13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러한 판매부진은2007년 1/4분기에도 계속되었다. 그 결과 1995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3대 가운데 1대를 GM이 생산했었다면, 2007년 상반기 8개월간의 시장 점유율은 25%에도 못 미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든 것은 전통적으로 저비용과 저가격 중심의 시장 접근 방식을 토대로 성장해 온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기반이, 생산비의 ‘구조적’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비교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퇴직조합원들을 위한 건강보험 및 의료비 부담의 상승과 연금 비용의 압박으로, 주요 경쟁 대상인 도요타(Toyota)에 비해 차량 1대당 약 1,000~1,500달러가량의 비용이 추가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GM은 현업을 수행하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노동자 1인당, 퇴직 근로자(가족 포함) 5명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현재 약 40만 명가량의 퇴직근로자와 그 가족을 위해 소요되는 건강보험료 및 의료비 규모는 수천 억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의 자동차 Big-3가 노동조합과의 교섭과정에서 추구하는 전략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즉 한편에서는 생산비 부담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이유로 현직 및 퇴직 근로자의 건강보험 및 의료비 관련 시스템의 개혁과 임금 조정 등을 요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고용을 감축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이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측 핵심 슬로건이 “노동조합의 양보 없이 생산도 없다(No concession No Production)”가 된 상황은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다. 

그 결과 제너럴 모터스는 연간 순이익의 약 90%를 해외 공장들에서 생산하게 되었다. ‘공장 이전’과 ‘고용 감축’은 노동조합과의 교섭 과정에서 동원되는 사용자의 위협전략을 넘어서서, 실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모색 및 추진돼 왔다. 이렇듯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자본 철수와 공장의 해외 이전으로 ‘UAW-Big3’의 고용규모는 1999년 37만여 명 수준까지 격감했고, 이마저도 2003년 12월에는 30만 3천 명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GM의 경우 2007년 교섭이 포괄하는 조합원의 규모가 7만 8천여 명까지 줄었으니 GM에서만 4년 새 무려 4만 4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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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국면적인 경기변화에 따라 생산 및 고용규모의 부침이 있긴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경영환경 및 고용조건이 기업, 노동자, 그리고 노조 모두에게 그리 호의적인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Big-3 기업가치의 지속적 하락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GM의 파산설은 경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진행되는 공장 폐쇄 및 자본 이동 등은 고용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권순원 2007). 

2007 단체교섭은 이렇듯 우울한 상황을 배경으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2007년 협약은 그 내용의 측면에서 그동안의 전통적 철학과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의 도입을 모색하고 혁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대안을 위한 단절’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II. 2007년 UAW-GM 단체 교섭의 주요의제

지난 10월10일 GM과 UAW 간의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승인됨에 따라 2011년까지 향후 4년간 적용될 자동차 Big-3와 UAW간 단체협약의 기본 틀이 마련되었다. 2007년 UAW-GM 협약의 특징은 ‘비용 절감’을 통한 기업 경쟁력 제고와 노동자 ‘고용안정’의 맞교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선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사는 퇴직자 의료비 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퇴직자의료비펀드(VEBA, Voluntary Employment Benefit Association)의 설립에 합의했으며, 아울러 직능별 임금차별화와 연금제도의 개선 등이 중요한 내용으로 포함되었다. 반면 사용자 측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공장별 새 모델의 투입) 공장폐쇄를 중단하며, 아웃소싱을 제한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용안정 프로그램에 동의했다.  

1. 일자리 보호

최근 UAW와 자동차 Big-3 간 단체교섭의 핵심의제가 고용안정 또는 고용보호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2007년 교섭에서도 UAW의 핵심 목표는 일자리 보호와 고용 안정이었던 반면, 경영진의 목표는 ‘합리적 수준’의 고용 조정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상충하는 이해의 조정 결과 GM은 아웃소싱되었던 사업 부문을 사내화함으로써, 약 3,000개 이상의 UAW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3,000명 이상의 임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GM 근로자로 전환하는 데 노력할 것을 합의한 것 또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미국의 주요 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우두커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 이제 자동차 메이커들도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우리는 GM과의 이번 교섭을 통해 커다란 진전을 만들어냈으며, 이를 기초로 앞으로 더욱더 경쟁력 있는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

론 게텔핑거(Ron Gettelfinger) UAW 위원장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규모 고용조정 프로그램은 계획되지 않았으며 아울러 눈에 띄는 공장 폐쇄 및 이전 계획도 협약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GM은 3개 공장을 제외하고 향후 생산중단, 폐쇄,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아울러 16개 공장에서 새 모델 투입 프로그램에 합의하고 공장폐쇄를 중단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고용안정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 반면 사용자측은 이중임금제 등을 통해 고용유연성을 확대하고자 시도했다. 이를 통해 ‘비핵심 직종 노동자의 임금’과 ‘(핵심) 생산라인 근로자 임금’이 차등 지급되게 되었고, 연금 및 의료비 지원 또한 차별화되었다.

2. 임금

2007년 협약에서 고용안정과 건강보험 및 의료비 관련 분야의 교섭은 비교적 노동조합에게 유리하게 결정되었으나, 임금 영역은 노동조합의 양보가 현저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협약 적용기간 4년 동안 기본급의 인상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임금 분야 양보의 중요한 징후로 읽힌다. 

기본급의 인상 없이 3년간 일괄 성과급 형태로 지급되는 임금 인상분의 연도별 인상률은, 첫 해 3%, 두 번째 해 4% 그리고 세 번째 해 3% 등으로 배분되어 있다. 아울러 최근의 추세를 반영해 단체협약이 비준되는 시점에 ‘협약 비준 보너스’ 3,000달러가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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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2008년 9월15일자로 선임권이 유지되는 GM 조합원들은 직전 52주의 총급여 기준으로 3%에 해당하는 일시급 성과 보너스를 2008년 10월1일 받게 될 것이다. 이어 2009년 10월에는 총 급여의 4%, 그리고 협약 적용 마지막 해인 2010년에는 다시 3%의 일시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 경우 UAW 노동자가 연간 2,080시간 노동과 10% 정도의 초과노동을 수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당해년도 UAW 조립노동자의 경우 비준 보너스 3,000달러를 포함해 총 13,056달러 정도의 근로소득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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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기본급 인상 없이 기업성과에 연동되는 일시급의 지급을 통해 기업은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 지출 상승의 부담을 덜게 되었다. 이는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는 VEBA의 도입 및 운영 과정에서 사용자가 부담하게 될 비용을 고려해 노동조합이 양보한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3. 건강 보험과 의료비 이슈

최근 미국의 단체협약은 ‘건강보험협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건강보험료의 비용부담 문제가 핵심적인 논란의 대상이다. 최근 수년간의 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의 가장 큰 목표는 사용자가 건강보험료(프리미엄)를 전담하게 하는 시스템을 유지함으로써 조합원들에게 비용의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반면 기업은 건강보험료 및 의료 관련 비용을 수혜자(UAW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킴으로써 노동력 비용의 부담을 덜고자 노력해 왔다. 2007년 교섭에서도 UAW 교섭위원단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보험료 비용의 근로자 부담 부분을 확대하는 것에 반대하고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시위용 파업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틀간의 작업 중단도 시도되었다. 

이제 건강보험 및 의료비 이슈와 관련해 중요한 교섭안의 각론 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의약품의 경우 노동자들이 공동비용 부담액의 인상 없이 현행 요율을 계속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아울러 전문의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양질의 1차 진료기관 네트워크가 확대되었다. 또한 UAW와 GM은 미국의 산업경쟁력 저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민간 ‘건강(보험)관리 시스템’(health care system)을 국가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여, 민간 기업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의료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적절성, 접근성 그리고 책임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노사 양측은 건강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연구와 교육을 담당할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전국협회(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Care Reform)’를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이 협회는 미국의 의료 서비스 시스템 개선을 위한 혁신적 개선안을 연구하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노동자 나아가 일반 국민들이 최적의 시점에 양질의 서비스를 비용부담 없이 제공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4. 퇴직자를 위한 의료 급여 시스템 개혁: VEBA

2007년 UAW와 자동차 Big-3 사이의 단체협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혁신은 퇴직조합원들에 대한 의료비지원 시스템의 개혁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UAW 퇴직조합원들을 위한 의료비 부담으로 상품의 시장경쟁력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차량 1대당 1,000달러가 넘는 노동비용의 추가 지출로 인해 가격의 비교우위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된 자동차 Big-3는, 최근의 단체교섭 및 추가협상 과정에서 이러한 퇴직조합원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의 ‘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노동조합 또한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6년 전미철강노련(USW)이 ‘굿이어 타이어’ 사측을 상대로 86일간의 파업 끝에 합의한 VEBA(Voluntary Employee Beneficiary Association) 프로그램이 퇴직조합원 의료보호를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VEBA 프로그램의 핵심은 회사가 기금을 출연해 신탁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노동조합이 운영해 퇴직자들을 위한 의료비 또는 보험료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다만 회사가 출연하는 기금의 규모를 둘러싸고 노사 간 이견이 발생했고, 그 결과 굿이어 타이어에서는 무려 3개월 가까이 파업이 진행되었다. 애초 5억 5천만 달러 출연을 주장하던 굿이어 타이어 사측은 USW의 86일간 파업 후 10억 달러 출연에 동의했다. 이후 ‘USW-Goodyear VEBA 프로그램’은 10억 달러의 신탁기금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러한 ‘VEBA 아이디어’가 자동차 산업의 협약에도 포함되었다. UAW와 GM은 VEBA 프로그램을 위해 현금과 기타 자산을 합해 총 299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출자해, ‘UAW-GM VEBA’를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본 프로그램을 독립 신탁펀드(independent trust fund)로 운영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노사 양측은 VEBA에 출연되는 기금을 오직 건강관리 관련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한정하고, 다른 목적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음을 규약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심지어 기업(GM)이 파산하는 경우라도 UAW-GM VEBA는 안전을 보장받게 될 것임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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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W-GM의 VEBA에 관한 2007년 협약

- GM은 2010년 1월1일까지는 (기존 내용의) 변화 없이 퇴직조합원들을 위한 의료급여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며, 이를 위해 약 54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현재의 의무는 VEBA에게도 추가될 것이다.

- 2010년 1월1일, 퇴직조합원 의료급여를 위한 기업의 책임은 새로이 설립된 VEBA로 이전될 것이다. VEBA는 2011년 말까지 기존 협약에 따라 종전과 같은 의료급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 우리가 교섭을 통해 조성한 VEBA 펀드의 수준은 현재 또는 미래의 퇴직조합원들이 기존에 받았던 의료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충분할 것으로 예측한다. VEBA 펀드 규모는 의료비 인상률, 펀드 투자 회수율 및 기타 요소들의 변화 가능성에 관한 합리적 예측에 기초해서 계산되었다. 실제의 상황이 예측의 결과와 일치한다면 VEBA 펀드는 현재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평생 제공하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충분한 재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예상했던 변화의 폭을 넘어서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 VEBA 위원들은 장기적 지불능력 유지를 위해 의료급여 수준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교섭팀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 장기적 지불능력의 유지를 위해 UAW는 미래의 비용 절감에 관해 한 가지 가정을 할 필요가 있다. 2005년 체결된 (부속)협약은 월간 보험료($10/single, $22/family)와 공동부담금 및 자기부담금이 2011년까지 매년 3% 내에서 상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VEBA 기금 출연과 관련해, UAW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조정치 ‘3% 상한’을 2015년까지 유지할 것이며, 2016년에는 4%로 상향 조정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2010년 1월1일까지 기존 프로그램의 유지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54억 달러) 이외에 GM은 VEBA를 위한 펀드를 다음과 같이 조성하게 될 것이다.

- VEBA가 그 효력을 2010년 1월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GM은 2008년 1월1일부로 2,410억 달러를 VEBA 펀드로 출연할 것이다.

- 이후 GM은 상황에 따라 매년 1억 6천5백만 달러를 추가로 출연할 것이다. 이러한 보충 지급은 VEBA 펀드 수준이 현재와 같은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에 불충분할 것으로 판단될 때라면 어느 때라도 요청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적어도 25년간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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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BA 도입에 동의하는 데 있어 노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의료비 인플레이션, 투자 수익률의 변동 및 기타 다양한 변수들의 효과를 모두 감안하고서도, 현직 및 퇴직 조합원들이 현재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평생 제공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재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자동차 Big-3와 노동조합은 매우 밀도 있는 교섭을 수주에 걸쳐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VEBA 재원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록 GM에서는 이틀 만에 종료되었지만 30여년 만에 전국 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운 교섭과정을 통해 GM은 마침내 퇴직자 조합원들이 평생 현재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에 충분한 재원을 제공하는 것에 합의함으로써 UAW와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본 협약의 결과 약 40만 명에 달하는 GM의 퇴직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은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VEBA를 통해 건강보험료 및 의료비 지원을 받게 되었다.

soonwon_04.jpgIII. GM 파업과 그 의미

2007년 교섭과정에서 UAW가 GM을 상대로 벌인 파업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까지도 지속되었다. 파업이 왜 발생했는가? 본 파업은 예고 시점부터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많은 산업 분석가들이 길어야 2주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 정도의 파업이라면 창고에 쌓인 차량 재고가 많기 때문에 GM 사측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사정은 노동조합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예측에 신뢰를 더한 것은 시장의 반응이었다. 파업 발생에도 불구하고 GM의 주식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파업발생 하루 전인 9월23일에는 오히려 GM의 주가가 2.6% 상승했고, 파업 발생 당일인 9월24일에도 불과 20센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S&P 등 기업 신용평가 회사들도 GM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듯 파업 효과(leverage)가 약하리라 예측되는 상황에서 UAW가 파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현재 폐쇄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공장들에 대한 재투자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교섭지위를 확보하고, 아울러 새로이 도입되는 퇴직조합원들을 위한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인 VEBA의 기금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제적 차원의 목적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차원의 목표는 파업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기능한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아래 두 가지가 파업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첫째, 노동조합의 리더십 유지 및 강화이다. 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과 집행부는 2003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 기업의 요청에 따라 다양한 부속협약들을 체결해왔다. 2005년에는 건강(보험)관리 규정의 일부 개정을 포함하는 노사협약이 마련되어 조합원들로부터 비판에 직면했고, 그 후로도 현 집행부의 ‘조합원 배신’에 대한 비판은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UAW는 ‘가능한 최선의 협약’을 얻기 위해 노동조합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조합원들에게 보낼 필요가 있었고, 이를 통해 조직 내적 리더십에 관한 믿음과 헌신이 재생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요컨대 UAW는 파업을 통해 노동조합이 평조합원들의 이해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으며, 사용자들로부터 가능한 많은 것을 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십 재생산의 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다.

둘째, 보다 현실적인 목적으로서, 단체협약의 비준 획득을 위한 ‘무대’로서 파업이 조직되었다는 것이다.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인준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노동조합의 리더십이 입게 될 상처는 치명적일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사전 정지가 필요했고 그 유효한 수단이 파업이었다. UAW는 교섭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노동조합이 파업까지 동원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파업이 협약의 비준을 위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 것은 분명해 보이며, 사용자 또한 본 파업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조기 종결의 가능성이 높음을 시장에 끊임없이 알려왔다는 점에서 노사가 협의한 ‘합의 파업’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된다.

요컨대 이틀간 수행된 2007년 GM파업은 경제적 목표에서 수행되었다기보다는 ‘정치적 목표’에서 선택되고 조직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Ⅳ. 결론

2007년 UAW와 미국 자동차 Big-3 간의 단체협약은 몇 가지 측면에서 ‘혁신적 전환’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오랫동안 기업경영의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던 퇴직조합원에 대한 의료지원 비용을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분리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VEBA 프로그램의 도입을 통해 퇴직조합원 의료관리 시스템을 노동조합에게 이관함으로써 기업은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고, 노동조합은 자율 관리를 통해 적절한 서비스의 개발과 공급을 해야 할 주체가 되었다는 측면에서, 이는 양자 모두에게 적절한 대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고용보호와 관련된 적극적 조치들이 협약안에 포함되었다. 아웃소싱 내부화를 통한 3,000명 규모의 UAW 조합원 신규 채용이 합의되었으며, 약 3,000명의 임시직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울러 VEBA 등의 도입을 통해 기업의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비용 절감의 효과로 상품 경쟁력이 살아나 시장성과가 향상되면 투자 여력이 증대하고 그 효과로 고용 규모가 확대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GM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짧은 파업은 노동조합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다. 그동안 노동조합 내외부로부터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려온 론 게텔핑거 집행부는 파업을 통해 노동조합의 ‘전투성’을 효과적으로 선전할 수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단체협약 예비안의 비준을 획득할 수 있었다. 

요컨대, 2007년 UAW-Big-3 협약은 단절을 통한 대안 모색의 시도라는 차원에서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UAW, UAW GM Report, 
www.uaw.org
UAW, UAW-GM contract, www.uaw.org
USA Today, "Big 3, UAW tackle health care", 2007-07-09 
CNN, "Report: GM, Ford seek health care deal", 
http://money.cnn.com, 2007-09-04
CNN, "Is GM a growth stock again?", 
http://money.cnn.com, 2007-09-13
CNN, "Is the UAW strike for real?", 
http://money.cnn.com, 2007-09-24
CNN, "73,000 workers walk in nationwide GM strike", 2007-09-24
CNN, "Impact of GM strike set to spread", 2007-09-25
CNN, "GM-UAW reach deal to end strike", 2007-09-26
New York Times, 2007-09-01~2007-10-30
Washington Post, 2007-09-01~2007-10-30

www.labornotes.org
권순원, “2003 미국의 단체교섭 I: 교섭의 이슈와 갈등의 원인”, 한국노동연구원『국제노동브리프』 2003.12.
권순원, “2003 미국의 단체교섭 II”, 한국노동연구원『국제노동브리프』, 2004. 2.
권순원, “생산의 위기와 노동조합의 딜레마”, 『산업관계연구』제17권 1호, 2007.

 

  • 제작년도 :
  • 통권 : 제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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