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26-03] 기간제 534만 시대의 경고 :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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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6-03] 기간제 534만 시대의 경고 :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시급하다.

[이슈페이퍼 2026-03] 

기간제 534만 시대의 경고

: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시급하다.



작성자: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한국 노동시장의 고용 불안정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2025년 8월 기간제 노동자는 534만 명(비중 23.8%)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0년 대비 5년 만에 141만 명 급증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의 고용 불확실성을 기업이 '무분별한 기간제 사용'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실태 분석 결과, 기간제 고용은 여성(28.9%), 고령층(59.4%), 청년층(26.1%)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고리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단순노무직의 절반(50.3%)이 기간제로 채워지고 있으며, 1년 미만의 단기 ‘쪼개기 계약’과 여러 비정규직 형태가 겹친 ‘중첩 기간제(63.5%)’가 확산되면서 노동의 질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1개월 미만의 초단기 계약자가 5년 새 5배나 증가하는 한편, 정규직 전환 없이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는 기간제가 33만 명에 달하는 기형적 역설이 공존하고 있다.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55.0%)에 머물러 있으며, 사회보험 가입률과 직업훈련 기회 역시 지난 5년 사이 크게 후퇴했다.


이러한 위기의 근저에는 '사용 사유'는 묻지 않고 오로지 '2년'이라는 기간만 제한하는 현행 기간제법의 구조적 결함이 있다. 기업들은 방대한 예외 조항을 악용해 상시 업무조차 기간제로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 지침이 존재하는 공공부문조차 예외가 아니다.


본 보고서는 이 위기를 타파할 유일한 해법으로 ‘사용사유 제한’의 법제화를 제안한다. 프랑스의 ‘냉각기간’과 스페인의 ‘고정-불연속(FD) 계약’ 모델은 기간제 남용을 억제하고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한 성공적인 사례다. 이제 우리나라도 상시·지속적 업무는 무기계약직 고용을 원칙으로 세우고, 객관적이고 합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기간제를 허용하는 입법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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